음주일기/Bar

[명동] 명동 숙희

Hㅏㄴ량 2021. 9. 19. 04:08

세 줄 요약
1. 명동에 위치한 스피크이지 바
2. 칵테일은 대략 1.5~2.0, 베이직도 충실하고 시그니처 칵테일도 많았다
3. 전체적으로 활기차고 손님들도 잘 챙겨주는 분위기라 좋았음


그동안 소문은 자주 들어서 가봐야지 마음만 먹고 미루고 있다가 기념일이 있어 겸사겸사 해서 들렸던 명동 숙희..
갔던건 5월말인데 괜히 각 잡고 써야될 것 같아서 차일피일 미루다가 4개월이나 미루게 됐다

 

스피크이지답게 4층엔 아무것도 나와있지 않은 모습
건물 자체도 막 대로변에 있는 것은 아니고 바에 입장하기 전까지 아무 안내도 없기 때문에 처음 온다면 좀 헤맬 수 있을 것 같음

 

엘레베이터를 타고 4층에서 내렸는데도 이런 곳에 바가 있다고 생각하기는 어려운 모습

 

하지만 이렇게 장롱 옆에 있는 스위치를 누르면 거울이 열리면서 입구가 드러난다

 

자리에는 이렇게 시그니처 칵테일, 위스키, 디쉬용 메뉴판 등 다양하게 준비돼있었다
이 날은 시그니처 칵테일 위주로 마시러 왔었는데 아무래도 시즌마다 나오는 재료가 달라서 지금하고는 메뉴가 좀 다를지도?

 

바 백하고 전체적인 분위기도 입구랑 비슷하게 조선즈음~스러운 느낌이었고 내부는 조용하면서도 활기찼다
규모가 꽤 돼서 그런지 여러 바텐더분들끼리 소통도 활발하고 단골들하고 안부도 묻는등 꽤나 정겨운 느낌이었다
나처럼 새로온 손님한테도 술은 괜찮은지, 다른 필요한건 없는지 등 잘 챙겨준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뒤쪽에 토끼소주가 보여서 혹시 그걸 베이스로 한 칵테일도 있을까 해서 물어봤는데 아직은 시험중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개인적으로 좀 마분지 같은 특이한 맛이 났던 술이라 그걸로 칵테일을 만들면 어떨까 궁금했었는데 좀 아쉬웠던 부분.. 아마 지금쯤이면 완성돼있지 않을까?

 

첫잔으로 시킨건 올드패션드

바텐더께서 어떤 느낌으로 원하냐고 물어보셔서 거칠게 부탁한다고 했더니 와텈 라이only + 설탕 적게로 만들어주셨다
도수가 확 느껴지고 속까지 뜨겁게 내려간 뒤에 달달함이 조금 느껴지는게 거칠다기보다는 날카로웠다

 

두번째로는 Chrysanthemum(국화꽃)

저때쯤 바코드에서 뷰카레를 너무 맛있게 먹어서 아마 뷰카레 같은 복잡한 칵테일 추천해줄 수 있냐고 물어봐서 받았던 것 같다
그래서 레시피는 스윗버무스, 압생트, 베네틱틴으로, 기존의 칵테일에서 서브로만 쓰이던 술들만 사용했다고 하셨다

Nose는 화사하기도 하고 꿀향이 느껴지고, 맛은 처음에 달달하다가 그 뒤에 베네딕틴의 허브가 느껴지면서 피니시는 드라이하게 끝났다
주문만큼 복잡해서 재밌었고 마지막 한방울까지도 복잡한 맛이 느껴져서 마시는 맛이 있었다

 

디쉬로 시켰던 고추장이라구

소고기, 돼지고기, a지방(돼지의 등쪽에 있는 비계로 라드로 만들기에 적당한 비계만이 있는 부위), 고추장, 참기름, 깻잎, 라자냐면
민찌같은 고기가 전체적인 맛을 잡고 깻잎부각, 라자냐면을 곁들여서 씹는 맛이 있었다
민찌 느낌인만큼 적당히 매콤하니 맛있었고 중간에 치즈튀김 같은 것도 있어서 환기도 됐다

 

세번째는 포도 사파이어

피스코라는 포도 리큐르에 블랙 사파이어 포도가 들어갔다
계란을 넣고도 이렇게 시원할 수 있다는게 제일 신기했다 맨날 집에서 칵테일 만들땓 계란 넣으면 비려서 죽겠던데...
달달하면서도 포도과즙 맛이 나면서 시원했고 계란이 들어가서 부드러웠다 
거품까지 부드러워서 맛있게 먹었던게 기억이 난다

네번째는 행키팽키

진 베이스에 달달하면서도 페넷브랑카의 허브맛이 잘 느껴졌다는 것 말고는 딱히 기억나는게 없다

 

마지막은 성주 참외

오이 보드카 + 얼린 참외 과육 등등이 들어갔다
맛은 참외+메론+수박~오이 사이의 어딘가가?
딜이라는 허브가 같이 들어가서인지 입을 바로바로 헹궈주는 느낌에 끝맛이 깔끔했다

더 마시고 싶었는데 슬슬 술기운이 돌아서 이쯤에서 마무리했다
다음에는 을지로 숙희를 방문해볼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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