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일기/Bar

[신촌] 바코드 - 3

Hㅏㄴ량 2021. 3. 15. 00:21

구정에 이벤트를 한다길래 가볍게 마시려고 찾아간 바코드. 하지만 이벤트가 물 대신 맥주를 제공하는 거였기 때문에 가볍게 마실 수 없었다. 마지막에는 결제했는지도 까먹고 카드 내밀면서 결제해달라고 하고 어떻게 집에 들어간건지 기억이 희미했을 정도... 맥주는 사진 찍어두진 않았는데 사장님이 어디서 대량으로 받아왔다고 하셨던 레드 스트라이프. 밍밍하고 입에 아무것도 안 남는 카스 같은 맛이라 체이서로 딱 좋았다. 알콜에 젖은 혀를 씻는데엔 물보다 좋았던 것 같다. 

 

High Rye = Rye가 2배(36% 정도)

첫 잔은 리뎀션 하이라이. 사장님이 high rye는 다른 라이 위스키보다 라이가 2배 정도 더 들어가서 붙은 이름이라고 알려주셨다. 그래서 그만큼 스파이시하다고. 
도수는 57.2%로 나와있지만 코에 알콜향은 안 느껴지고 엄청 포근하게 부드럽고 달달했다. 꿀, 설탕, 바닐라도 아닌 특이하게 달달한 향이 났는데 무슨 달달함인지를 결국 못 떠올려서 그냥 특유의 달달함이라고 말할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조금 풀리니까 바닐라 향이 올라오면서 코에 찐득하게 달라붙었다.
테이스팅 노트에는 Rich vanilla oak with hints of aged balsamic and violets라고 나와있는데 독특한 맛/향은 아마 발사믹이나 바이올렛의 캐릭터일수도 있을듯?
팔레트는 스파이시한 느낌은 있는데 그렇다고 혀를 자극하는 알콜의 느낌은 아니었다. 엄청 단데 오히려 바닐라맛은 아니고 좀 풀리니까 약간 스파이시하긴한데 다른 버번처럼 혀 끝이 아린게 아니고 입 전체를 감쌌다. 혀가 약간 알콜에 절었는데도 특유의 단 맛은 혀 전체에 울려퍼지고 스파이시함도 더 나타나는 편.
다음에 방문한다면 한번 더 마셔보고 노트 좀 제대로 캐치하고 싶은 술.

 

100% 밀로 만든 위스키

두번째로는 드라이플라이. 왜 시켰던건지는 잘 모르겠다. Wheat whisky는 밀이 51% 이상만 들어가있으면 되는걸로 아는데 이건 100% 밀로 만든 위스키. 딱히 특별하게 기억나는건 없는것 같다. 밀 위스키 자체가 깔끔한게 특징이라..
노즈는 되게 드라이하고 바닐라가 스물스물 올라오긴 한다. 리뎀션보다 나중에 시켰는데 훨씬 금방 풀렸다는 정도?
팔레트는 처음은 스파이시하고 달달하진 않다. 좀 풀리니까 스파이시가 혀 끝에 맴돌았다. 

 

러스티네일/올드패션드는 바텐더마다 정말 크게 캐릭터가 달라지는듯

세번째는 러스티네일. 아마 이정도까지 오니까 이 날은 버번을 컨셉으로 잡고 갔던것 같다. 올드패션드는 바텐더에 따라 캐릭터가 정말 많이 달라지기 때문에 이 날은 매니저 대신 사장님이 계셔서 주문했던것 같다. 그래서 아마 사장님이 올패 대신 러스티네일을 만들어줬을거고. 레시피로는 셰리블랙(셰리,피트)+더블블랙(스모키)+드람부이(허니리큐르인데 스파이스를 만날 때만 나오는 특유의 맛이 있다고 함). 
노즈가 약간 통후추를 바로 갈았을때 느껴지는 향이랑 비슷해서 신기했다. 맛은 드라이한 편. 재료가 재료인지라 피트를 기대했는데 피트가 앞장서서 나오지는 않으면서 자기가 있다고 표현만 하는 정도였다. 끝맛에서 은은하게 나오는 허브는 드람부이에서 오는듯. 테이스팅노트 적어둔거 막줄에 '진짜 충격적일 정도로 드라이 칵테일에서 이 맛 내기 어려운데 개맛있음'이라고 적어둔거 보면 뭔가 진짜 맛있었다는걸까..? 마지막에 워낙 취해서 기억이 잘 나진 않지만 다음에 가면 다시 마셔볼 술 2로.

 

요즘 한창 마케팅 많이 해서 여기저기서 보이는 믹터스

네번째는 믹터스. 저번에 마셨던 Bomberger's의 후속 라인. 요즘 인스타에도 광고 올라오고 바에도 여기저기 들어오고 한창 마케팅중인것 같다. 
첫 향은 버번 특유의 거친 노즈. 좀 풀리면 바닐라가 은은하게 풍겨오기 시작한다. 무난하게 끝까지 달달하면서 끝까지 단조롭지 않고 향기로운걸 유지하는게 좋았다.
팔레트는 무난무난하게 바닐라 베이스에 끝에 알콜부즈가 좀 느껴졌다. 팔레트가 다양해서 림 좁은 잔에 줬다고 했는데 취해서 제대로 느끼질 못한것 같아서 다른 테이스팅 노트에서 찾은걸로 대체.
Enhanced spice noted with delicate chocolate overtones balanced by some vanilla and honey, hints of roasted nuts and dates, with a lingering finish of burnt brown sugar reminiscent of creme brulee complemented by some smokey capfire highlights.

 

아마 다른 바 가면 올패 대신 시켜볼 술이 될듯

마지막으로는 뷰카레Vieux Carre. 뷰카레라는 이름 자체가 뉴올리언스의 프랑스인 거리에서 유래한거라 프랑스식으로 불리고 루이지애나 칵테일을 베이스로 한다고 한다. 그 당시에 가장 흔했던 라이 위스키를 베이스로 프랑스 타운에서 온 꼬냑과 2개의 비터스 개성을 살리면서 칵테일을 완성시킨다.  
첫 맛은 드라이하면서 비터맛이 목을 타고 들어온다. 팔레트 자체는 올드패션드보다 다양하고 첫 향에서 체리향이 났다. 올드패션드에서 드라이, 스윗함을 더 강조하고 직선적으로 해석한 느낌? 라이와 꼬냑, 비터가 모두 들어가기 때문에 맨해튼과 네그로니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좋아할듯 하다. 칵테일에서 이렇게 다양한 노트와 팔레트를 가질 수 있다는 점에 놀랐던 칵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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