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일기/Bar

[홍대] 로빈스스퀘어

Hㅏㄴ량 2021. 1. 4. 00:42

이제는 볼 수 없는 곳이 돼버렸다

사실 이 곳도 방문한 지는 3달 가량 지났는데 티스토리 업데이트가 게을러서 이제야 올리게 됐다. 10월 말쯤에 이제는 영업을 하지 않는다고 듣고 급하게 찾아가게 된 로빈스스퀘어. 오며가며 얘기는 많이 들었었는데 홍대 중에서도 완전 클럽거리인 포차삼거리에 이런 클래식바가 위치했었다는 점이 놀라웠다. 사장님이 11월 11일 11시 11분 11초에 연희연남쪽에 새로운 가게를 연다고 하셨는데 다음에 드렁크몽크에 갈 겸 들려보게 될듯.

주변 상권에 어울리지 않는 클래식한 느낌에 놀랐다

가게를 닫기 며칠 안 남겨둔 시점이라 손님은 단골 위주에 사장님도 단골들이랑 추억 얘기하면서 시간 보내는 화목한 분위기였다. 백바는 위스키부터 각종 기주들까지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었고 처음 보는 라인업들도 있어서 꽤나 이것저것 물어봤었는데 이젠 뭘 물어봤었는지도 잘 기억나지 않는다...ㅠ

향이 혀에 느껴지는 특이한 경험이었다

원래는 스모키드 마이타이를 마시려고 갔었던건데 메뉴판을 보다보니 스모키드 올드패션드가 눈에 들어와 먼저 시키게 됐다.  오른쪽을 먼저 마시고 왼쪽 병을 마셨는데 불릿 베이스로 만든 올드패션드는 정석에 충실한 맛이 났다. 왼쪽은 올드패션드를 체리우드로 칠링해서 잠시 훈연향을 배게 한 뒤 마셨다. 첫 모금엔 훈연향이 혀를 한번 감싸 술이 혀에 직접 닿지 않고 부드럽게 들어오고 향은 술을 다 마신 후에도 혀 끝에 짙게 남아있었다.

꼬냑 피니시의 특징이 잘 드러난다

아마 재밌는 위스키를 추천해달라고 해서 추천받은 람베이 싱글몰트. 까뮤 꼬냑 배럴에 피니싱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첫 맛은 포도와 짠맛이 느껴졌다. 향은 달달하고 바디는 가볍다. 처음에는 몰랐는데 풀릴수록 바닐라 향이 은은하게 나타나면서 다 마시고 난 빈 잔에서는 바닐라향이 강하게 느껴졌다.

(돈이) 없어서 못 먹는 스프링뱅크..

그 다음은 적당히 피트감이 느껴지는 위스키를 추천해달라고 해서 추천받은 스프링뱅크12cs. 스프링뱅크는 많이 마셔봤지만 항상 마실 때마다 색다르게 맛있어서 기분이 좋다. cs라서 그런지 향은 엄청 피트하고 첫 맛도 피트하면서 끝에 약하게 셰리가 올라왔다. 좀 놔두고 에어링시키니까 달콤하고 플로럴한 향이 올라오면서 피니시가 매우 달달하게 느껴졌다.

마실수록 입이 마르는 느낌이 뭔지 알 수 있다

로빈스스퀘어를 가기로 했던 또다른 이유였던 진토닉. 진짜 퀴닌이 들어가서 일반적인 진토닉과는 다른 느낌이라길래 한번 마셔보고 싶었다. 가니쉬로 쓴 대롱은 레몬그라스였는데 빨대인 줄 알고 그걸로 마실 뻔 했다.. 마실 때마다 로즈마리 향이 올라오고 다른 리뷰에서 봤던 '특유의 달달상쾌한 맛 뒤로 자연스럽게 입 안을 마르게 하는 쌉쌀함과 은은한 떫음이 자꾸 잔을 기울이게 만든다'라는 평이 이 진토닉을 잘 표현해줬다. 실제로 퀴닌 특유의 달달쌉쌀함이 진토닉을 마실 수록 입을 마르게 했기 때문에.. 

 

원래는 스모키드 마이타이랑 패트론, 브래드피트도 먹어보고 싶었으나 이 날 생각보다 빨리 취해서 리뷰는 여기까지가 끝. 글을 쓰면서 찾아보니 사장님이 운영하시는 코블러(내자동)을 따라 연희동에도 코블러_연희를 내신 것 같다. 코로나만 잠잠해지면 조만간 찾아가볼듯.

'음주일기 > Bar'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촌] 바 틸트  (0) 2021.05.04
[신촌] 바코드 - 3  (0) 2021.03.15
[서울숲] 올드나이브스  (0) 2021.02.21
[신촌] 바코드 - 2  (0) 2021.01.04
[신촌] 바코드 - 1  (0) 2020.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