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일기/Bar

[신촌] 바코드 - 1

Hㅏㄴ량 2020. 11. 4. 03:12

 

 

 

처음 바를 입문했던 곳이자 지금도 술 마실 땐 가장 먼저 찾아가는 마음의 고향 신촌. 바 여행기를 써보고자 여러 바를 다녀보기로 마음 먹었지만 가장 자주, 편하게 왔던 이 곳으로 발걸음이 향했다. 신촌에 있는 어센틱 바 중 가장 접근성이 높아 바라는 곳을 와보고 싶은 사람들이 입문으로도 자주 오는 것 같다. 

 

 

 

바텐더님이 좋아하는 보컬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이번 방문의 목적이었던 악의 꽃. 바텐더님 인스타에서 복잡달콤쓸슬우디스모키한 느낌의 시그니처 칵테일이라고 해서 + 라프로익 베이스 칵테일이라 궁금해져서 시켰는데 기주에 걸맞게 라프로익의 피트와 스모키한 맛이 은은하게 올라오면서 체리와 포트와인의 달콤함이 느껴졌다. 

 

 

 

시키고 보니까 비슷한 느낌이었다

 

다음은 싱가폴 슬링과 스모키드 마이타이. 시키고 나서 혹시 래플스 스타일은 따로 받으시냐 물어봤는데 별 말 없으면 래플스 스타일로 만든다고. 재료들이 모두 강한 과일 맛인데다가 허브향도 섞여 복합적인 맛이 난다. 강한 새콤함과 단맛에 상큼함이 더해져 음료수처럼 마시기에도 좋은데 깊은 맛이 느껴진다. 스모키드 마이타이는 원래 로빈스 스퀘어에서 본 칵테일이었는데 로빈스 스퀘어의 영업이 며칠 남지 않아 방문하지 못할것 같아 혹시나 해서 물어봤더니 티키 스타일로 어레인지 해서 주셨다. 라가불린이 베이스로 들어가서 스모키한 캐릭터가 은은하게 느껴지져 맛있게 마셨다.

 

 

 

캐릭터가 너무 강한 걸 마시다보면 혀가 먼저 마비된다

 

이 날 마셔보고 싶었던 위스키는 오큰토션, 블랙애더, 프로비넌스여서 바텐더님한테 먼저 세가지 다 말하고 추천하시는 순서대로 마셨다. 오큰토션 12는 집에 있던 트리플우드가 개봉한지 1년이 넘어가 캐릭터가 거의 안 느껴져서 원래 이런건가 아니면 에어링이 너무 심하게 돼서 그랬던건가 궁금해서 마시려고 했던건데 오큰12는 굉장히 가볍고 날카로웠다. 원체 바디가 강하지 않다보니 집에 있던 트리플우드가 밍숭맹숭해졌던게 이해가 갔다. 프로비넌스는 우리나라에 10군데에만 풀렸다고 해서 방문한 김에 마셔봤는데 향부터 salty한 느낌. 블랙애더는 '자연주의에 대한 광기의 집착을 보이는 독립병입자. 위스키를 좋아하신다면 필히 경험해보길 권하는 독병브랜드.'라는 평을 보고 호기심이 생겨 시도해봤는데 spice, salty하면서 강한 요오드 향이 느껴졌다. 사실 이 때 쯔음부터 혀랑 정신이 슬슬 맛가기 시작해서 기억이고 기록이고 별로 남아있지가 않다.. 이 날 마셨던 싱몰들은 평소에 마시던 싱몰과 다르게 독특했다는 정도? 글렌알라키12는 바텐더님이 시음해보라고 주셨던거 같은데 테이스팅 노트가 한 줄도 남아있지 않은걸 보면 아마 저 사진도 용케 찍었던게 아닐까.

 

 

 

굿바이 앤 굿나잇!

 

처음으로 위스키를 접했던 곳이자 가장 많이 시간을 보냈던 바코드. 신촌에 위치해있어 지리적으로도 접근하기 좋고 가격도 다른 어센틱 바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벼운 편인데다가 분위기도 무겁지 않고 친화적이기 때문에 바 라는 곳을 알려주고 싶은 친구들을 많이 데려왔었다. 바에 입문해보고 싶거나 지인에게 바를 소개시켜주고 싶다면 바코드가 좋은 선택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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